2022 상반기 생존신고
두 번의 정규직 제안과 거절
저는 현재 무직자입니다. 졸업 후 현재까지 2번의 정규직 제안을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습니다.
올해 1월에 2021 서울기업 청년 SW인재 스카우트
라는, 중소기업과 구직청년을 매칭해주는 정부사업이 있었습니다. 코딩테스트를 응시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코딩테스트 응시 후 기업에 지원을 해야하는데 지원 전에 기업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자바 백엔드 개발자를 뽑는 채용이었는데, 저는 자바를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면접은 경험해보고 싶어서 그동안 프론트엔드 개발을 했던 내용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출했고 면접을 통과했습니다. 오퍼를 받게 되었지요.
답장을 드리기로 한 마지막 날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일단 일을 시작해서 배우면서 이직을 하자 vs 공부가 부족하니 좀 더 공부를 하자 중 어느 걸 결정해야 좋을지 고민이 됐어요. 개발자로 취업을 마친 여러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조언을 구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취업을 포기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피하는 느낌 때문이었어요. 소위 IT 대기업에서는 신입개발자 채용 과정에서 코딩테스트와 전공지식 면접을 거쳐서 개발자를 채용하는데, 코딩테스트는 매우 쉬운 편이었고 기술면접도 기술면접 답지 않은 느낌의 면접이었거든요. 그때까지 제가 생각했던 제 실력은 네카라쿠배를 뚫기에는 코테 면에서나 CS지식 면에서나 모자란 느낌이 있었는데, 그걸 더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고 당장의 취뽀라는 현실에 안주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취업 기회를 포기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다른 스타트업의 면접을 보게 됐고, 거기서 인턴으로 프론트엔드 개발 일을 하게 됩니다. 그 이전까지는 실무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꼭 한 번 일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2달 동안 일했던 경험은 정말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일단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너무너무 똑똑하고 매너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히 감사한 하루하루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인턴 일을 했던 스타트업에서 인턴 기간이 끝날 때쯤 정규직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두 번째 취업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지요. 이 때도 정말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기회보다 연봉도 30%나 더 높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 똑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미 엑싯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만든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성공 확률도 높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두 번쨰 취업 기회도 거절하게 됩니다. 사실 인턴 기간이 끝날 무렵에 몇몇 기업에 지원을 했고, 네이버웹툰과 라인, 소프트웨어마에스트로 의 채용과정을 밟고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네이버 웹툰은 면접에서, 라인은 CS필기전형(...)에서 탈락을 하고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는 최종합격을 하게 됩니다. 네이버 웹툰과 라인의 채용전형을 치르면서 느꼈던 점은 기술면접 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정말 로우레벨에서 개념을 묻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근원을 파고 파고 하다보면 언젠가 만날 만한 개념들인데, 인턴 기간 동안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개인공부를 따로 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두 번의 뜨거운합격이 정말 뼈아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와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정규직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사실 실무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도피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덮고 가는 것이니까요. 물론 스타트업 중에는 아주 좋은 환경에 속하긴 했지만, 대기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미련들이 결국 저의 성장에도, 회사의 성장에도 방해가 될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해야될 일은
문서화, 문서화, 문서화.
문서화. 이 한 단어로 제가 할 일이 모두 설명되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부족한 점은 여전히 같습니다. 코딩테스트를 완벽하게 안정적으로 푸는 실력도 아니고, CS전공지식도 많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공부해야할 방향은 분명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부족한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메꿔야 하는지, 알고리즘 지식과 전공지식은 어떤식으로 쌓아나가야하는 지를 말이죠. 그것은 바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꾸준히 기록하고, 글을 고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 계속 문서를 써나가는 것이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재미있게도 이것은 개발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꾸준히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글을 쓰고 수정하는 작업이,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코드를 개선하고 커밋을 남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저를 레벨 업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을 쓰려고 타이포라도 결제하고, 블로그 목차도 다시 꾸며봤어요. 앞으로 열심히 포스팅을 해야겠네요. 지금은 알고리즘 문제만 몇 개 올라가 있는 상태인데, 전공내용이나 프레임워크를 깊게 공부해보고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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